극단 백운무대 제 17회 정기공연 "신왕오천축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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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광양연극협회 댓글 0건 조회 11회 작성일 24-12-12 04:16본문
2001년 광양예술제(광양문화예술회관 2001.10.14)
'2001,지역문화의 해' 하동순회공연(하동문화예술회관 2001.11.26)
극단 백운무대 제 17회 정기공연 "신왕오천축국전"
작가 : 이만희
연출 : 임정찬
일시 : 2001.11.26
장소 : 백운아트홀
연출의 변
요즘의 시대는 정말 한치 앞을 볼 수가 없다.
생명의 존엄성과 웃 어른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굽어보며 이웃간에 전해지는 훈훈한 미덕도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이웃과 말 한마디 인사 한번 제대로 하지 않으며, 부모가 자식을 내버려 둔채 돌아오지 않아 갓난아기가 굶어 죽고,
부모를 구타하고 심지어 살인까지도 일삼는 차마 입에 담기 조차 힘든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결코 바른 길이 아니다. 되돌아 올 수 없는 나락의 수렁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지름길이다.
이 작품은 젊은 시절을 밀수, 도박, 자기, 호리질 등으로 전전했고, 인생의 막장까지 도달해서도 버리지 않는
인간의 사사로운 욕심을 이들 세 노인을 통해 보여준다. 결국엔 죽음 앞에 도착해서야 반성하고 인생의 참 의미와
정도를 선택하면 그땐 이미 늦기 때문에, 이들처럼 살아 가는 현대사회의 "동물의 본성" 이라는 길로 걸어 들어간 사람들에게 진인도(참된 사람의 길)로 되돌아 갈 것을 요구한다.
작품에 대하여
어둠속에서 덜커덩 거리는 소리, 무대 뒤에서 세가닥의 불빛이 객석을 가른다. 낮게 웅성거리는 소리, 이윽고 불빛이 하나씩 무대 위로 옮겨진다. 강한 불빛이 허공을 떠다니며 객석을 비춘다. 용명되면 왕오 천축 국전이 작업복 차림에 전등이 달린 광부용 헬멧을 쓰고 있다.
이들은 굴을 파고 있는 것이다. 현대의 몰각한 사람들이 일삼고 있는 문화재 도적, 이들 세노인도 혜초여사의 사주를 받아 돈황성에 있는
돈황사의 고대 스님의 유물을 갈취하기 위해 벌써 삼년째 돈황굴을 파고 있는 묘구도적, 즉 도굴범들이다.
일혼이 다 되어가는 이들은 돈황사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시작 했으나 벌써 삼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이제는 지칠대로 지쳐서 서로 헐뜯고 다투며 때로는 서로를 위로도 해주며 일상을 보낸다. 혜초여사와 난타양이 오기를 바라던 어느날 난타양이 오자 제 각각 멋도 부리고 국전이와 난타를 맺어주기 위해 작전을 수립하나 끝내 허사로 끝나고 만다. 그로 인해 왕오와 국전이 심하게 다투어 국전이가 집을 나가 그 다음날 아침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왕오와 천축은 몹시 초조해 한다. 하룻밤을 너덜바위에서 지새운 국전이가 돌아오자 왕오와 천축은 가슴속에서 우정과 의리를 꺼내어 국전에게 조금씩 나누어 주고, 자신들의 과거를 회상하며 반성하는 사이, 천축이는 자성비문을 완성하게 된다.
"대저 인생은 공수레 공수거 아니던가. 백일홍이 피었다 진다 한들 어찌 세월을 탓할소며, 이 몸 죽어 무소귀면 산천 또한 더불어 황천행이 아니던가. 인간이 신선의 경지에 달하면 어찌 재물이 재물일 는가, 어찌 권력이 권력일쓴가. 죄는 욕망을 쫓음이요 욕망은 무지를 쫓음이
니, 욕망의 개꿈속에 머물다간 세월들이 못내 아십도다. 모월모일 이몸이 만죄를 짓고 졸하니 후인은 이를 귀감으로 삼아
금생을 그르치지 말지어다."
혜초여사를 무조건 믿고 " 동생들에세 한 밑천 잡아주겠다" 는 왕오, "난타씨와 결혼해서 마카오로 가겠다" 고 하던 국전,
"인생을 정리하게 하는 노인 호텔을 만들겠다" 는 천축. 그리고 아들에게 한가닥 희망을 주었던 혜초여사는...
마침내 이들 세 노인은 굴속에 자성비를 만들어 결국엔 활짝 피는 세상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희망을 남겨둔채 "희망가" 부르면서
아스라히 사라져 간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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